
안녕하세요
M10-M(Monochrom)을 영입하면서 처음으로 라이카에 대한 글을 적습니다.
2020년도에 발매된 다소 심플하게 생긴 이 카메라는 무려 "흑백"만 담을 수 있는 카메라 입니다.
삼성과 LG가 TV의 왕좌를 놓고 싸울 무렵. 그리고 애플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만든 이후 계속 스마트폰의 컬러체계를 잘 만드려는 노력. 그리고 애플이 만든 500만원이 넘는 모니터, 더군다나 모니터의 받침대는 150만원 별매 인 세상에 흑백만 담을 수 있는 카메라라니,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각설하고 흑백만 담을 수 있는 이녀석에 대해 소개합니다.
라이카 엠텐 모노크롬 입니다.

대학교 다닐 무렵, 친한 형님이 바르낙을 쓰는것을 보고 처음으로 라이카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FM3a를 쓰던 저에게 RF방식의 라이카는 살짝은 충격이었는데요. 작은 뷰파인더, 크기에 비해 무거운 몸집, 작은 셔터음 등은 처음에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원시원하게 보이고,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SLR 필름카메라와의 인연은 이후에 올림푸스, 니콘, 캐논, 소니 등의 DSLR 로 이어졌으나 언젠가부터는 사진을 찍지 않고 카메라만 구매하는 모습을 보고 사진에 싫증이 났는지 모두 다 처분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사진이 찍고싶은 생각이 들 무렵, "가장 작고 믿음직한 필름 카메라 한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유일한 새제품이 출시되는 필름카메라 LEICA MP 입니다. 그리고 두눈을 뜨고 사진을 담겠다는 의지로 0.85배율의 보석같은 실버 MP와 함께 다양한 라이카 렌즈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몇년 뒤 라이카에서 아주 특이한 카메라를 한대 발매합니다.
라이카 외에는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시도. 디지털카메라에 LCD창을 빼버립니다. 그것이 바로 "M10-D" 입니다. 그리고 당시 필름으로만 사진을 담겠다는 저에게 이것이야 말로 필름의 모습을 그대로 빼담은 카메라라고 생각하고 영입을 하게 됩니다.

M10-D와의 지난 몇년은 행복함 그 자체였습니다. LCD창이 있어야 할 부분까지 부드러운 가죽으로 덮힌 뒷면은 카메라를 붙잡은 두 손에 즐거움을 주었고, 사진을 프리뷰 할 수 없다는 이유 만으로 사진을 담는 것 자체에 집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뭐 방금 찍은 사진이 망친 사진이라면 뭐 어때 라는 느낌으로 말이죠. 그리고 촬영을 마친 뒤 컴퓨터에서 사진을 열어볼때는 마치 필름을 현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M10-D를 오랫동안 쓰다보니 Raw파일(DNG)과 흑백JPG 파일을 같이 저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폰에 연결된 Leica Fotos 앱에는 흑백으로 뜨고, 필요하다면 라이트룸으로 Raw파일(DNG)을 불러와 컬러로도 현상할 수 있는 것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흑백의 이미지만 보게 되고 컬러 이미지는 무언가 불편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컬러 사진을 라이트룸으로 현상할 때에는 고민해야 할것이 참 많습니다.
가뜩이나 많은 고민에 하나 더 얹어진 기분이었습니다.
흑백 사진을 열어볼때에는 세상 많은 고민이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더 나아가 분명 흑백 사진인데 컬러의 세상을 보는 느낌을 받을때 드는 묘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2020년 초 이러한 고민을 덜어줄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었습니다.
기존의 M10 M10-P M10-D 패밀리에 이어 나온 M10-M 바로 오늘 글의 주인공입니다.
M10-D 발매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반응은 참담했습니다.
흑백만 찍을 수 있는 카메라라니,
라이카의 오만함에 혀를 내두른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흑백 사진을 디지털로 찍을 수 있고, 컬러를 담지 않아 더 많은 흑백의 느낌을 담을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올라오는 M10-M으로 담은 사진에서 "흑백 사진을 보고 있지만 마치 컬러 사진을 보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녀석을 들이게 된 것은 과거에 모았던 라이카 렌즈들 덕이었습니다. 그새 가격이 껑충 올라서 사용하지 않는 렌즈 몇개를 가져가 교환해온 이 M10-M 덕에 라이카 MP에 이어 두번째로 신품을 까보게 되었습니다.
M10-M 구매 이전에, 그리고 구매한 지금도 저에게 드는 질문은
컬러 사진을 흑백으로 바꾼 것과, 처음부터 흑백으로 담긴 사진을 구분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아래 두 사진이 바로 그 테스트 입니다.


그렇게 동일세대의 두개의 바디를 가지고 앞으로 다양한 사진을 담으면서 라이카만의 컬러(M10-D)와 라이카만의 흑백(M10-M) 사진을 담아가며 비교하여 보여드리려 합니다. 둘다 나름대로의 독특한 성격을 갖고있는, 특히나 상업용 카메라 시장에서는 절대로 시도해볼 수 없는
1. LCD를 없애버린 카메라
2. 오로지 흑백으로만 찍을 수 있는 카메라
를 동시에 사용해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인것 같습니다.
앞으로 저의 가족들이 봤으면 하는 사진 컨텐츠를 자주 올리고 가족들과 함께 라이카를 들고 사진을 담는 날이 오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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